이 스타트업의 생존전략은 고객과 연애하는 것이다

80% 고객 재구매로 연매출 60억을 앞둔 윙잇 인터뷰

‘바나나떡', ‘제이키친', ‘콩쑥개떡'... 인스타 대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후기가 공유되며 대박이 났다. 이렇게 소위 ‘핫'한 간식을 제공하는 식품 스타트업 윙잇은 식품 회사 출신 직원이 한명도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 40%씩 성장하며 2년도 되지 않아 BEP를 넘은 윙잇. 또 하나의 식품 커머스가 아니라, 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연매출 60억 커머스로 빠르게 성장한 이 스타트업의 비결이 궁금해졌다.


윙잇 바나나떡

윙잇의 바나나떡은 인스타그램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다. (출처: 인사이트)

인터뷰를 위해서 찾아간 곳은 역삼역 인근의 한 북카페였다. 북카페를 사무실로 쓰는 스타트업, 느낌이 심상치 않다. 인문학 서적들로 가득찬 벽을 뒤로, 임승진 대표가 직접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ZOYI: 사무실이 북카페인 이유가 있나요? 📚

: 저희는 아그레아블이라는 독서 모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대표 두명도 독서모임에서 만났구요, 직원 80%가 같은 독서모임 출신이에요. 사적인 관계가 업무적인 관계로 이어지게된거죠.

윙잇 바나나떡

독서모임 아그레아블에서 시작된 윙잇 (출처: 윙잇)

아하.. 그래서 사무실도 북카페인거군요!

: 사실 예전에 모임을 갖던 카페에서 이제 모이지 말라고 해서 아예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든거에요. 독서 모임 규모가 커지다보니 카페 영업에 지장을 준다고 그만 오라고 하더라고요.

많이 모이면 카페 매출에 좋은 것 아닌가요?

: 독서 토론 모임이다 보니 다들 좀 오래 있어서. 매출에 악영향이었죠. 이해합니다.

그렇군요. 독서모임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이라 특이한 문화가 있나요?

: 기본적으로 관계가 끈끈하기도 하고 독서 모임 시절의 문화를 많이 유지하고 있죠. 일단 처음 팀에 합류하면 OT가 책을 읽는 것으로 진행됩니다. 저희 팀의 필독서는 “딜리버링 해피니스”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이슈가 있으면 사내에서 팀원들이 관련된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문화가 있어요. 독서 모임에서처럼 책과 토론을 통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거죠.

윙잇 대표님 사진

경영대 출신인 이다빈 대표는(좌)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개발자 출신인 임승진 대표는(우) 개발 및 그로스해킹을 담당한다. (출처: 윙잇)

인터뷰 시작이 매우 흥미롭네요. 간단하게 윙잇 비즈니스 소개 부탁드립니다.

: 윙잇은 고객이 가장 '게으를 수 있도록' 돕는 간편식 마켓이에요. 거의 모든 메뉴를 5분 이내에 조리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저희 고객들은 맛있고 건강한 간식을 먹고 싶지만, 전자렌지에 데워먹는 정도의 최소한의 노력만 들이고 싶어하는 분들이에요.

저도 얼마전에 윙잇에서 냉면을 시켜먹어봤는데 700원대의 가격과 훌륭한 맛에 놀랐습니다. 근데 이렇게 팔면 남는 게 있나요?

: 반조리 형태로 고객에게 배달하면 조리에 들어가는 인건비, 가스 전기세를 아낄 수 있어 비용이 많이 낮아지거든요.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맛집에서의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배달 음식보다 가성비가 좋을 수 밖에 없지요.

윙잇 냉면

반조리 식품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출처: 윙잇)

식품 시장은 이미 큰 스타트업들이 많이 활약하고 있는데, 윙잇은 다른 식품 커머스와 차별되는 생존전략이 있나요?

: 저희는 일단 돈을 정말 안 씁니다. 돈을 안쓰면서 비즈니스를 성장하게 하기 위해서 정말 많이 고민하고요. 인스타에 올인한 것도 결국 돈을 안 쓰기 위해서.. 😅

때문에 비즈니스적으로 가장 중요한 목표는 한 번 구매한 고객이 재구매하는 것인데요. 저희 매출의 80%가 재구매 고객들로부터 나오고 있는 만큼 고객 관계 관리는 저희에게 중요한 부분입니다.

재구매 고객이 80%라니 정말 놀랍네요. 돈을 안 쓰고 사업을 키우는 노하우는 다른 스타트업들도 많이 궁금해 할 것 같은데, 핵심 노하우를 좀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 그럼요. 저희의 정체성은 CRM to CRM 컴퍼니입니다. 철저하게 고객에게 집중하고, 확장성이 있는 형태로 고객과 관계를 깊이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1.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을때, 먼저 물어본다.

: 일단 고객에 대해서 확실하게 이해해야죠. 저희는 고객들한테 그냥 직접 물어봐요. 모든 구매 고객에게 SMS로 설문을 보냅니다. “이런 제품이 들어온다면 구매할 것 같나요”, “제품의 구매를 결심하는데 가장 끌렸던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등의 질문을 합니다. 답변을 하면 무료 배송 쿠폰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분들이 답변을 주셔요. 11% 정도가 응답하시구요. 현재 2만건 가까운 데이터가 쌓여있어요. 저희는 고객을 알게 되고 고객들이 무료 배송 쿠폰을 통해 재구매 인센티브가 생긴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이에요.

윙잇 바나나떡

윙잇은 모든 구매 고객들에게 설문 조사를 진행한다.

제이키친, 바나나떡 같이 대박난 상품들을 출시하는데도 이런 데이터들이 도움이 된건가요?

: 그냥 도움이 된 정도가 아니라, 100% 고객 데이터에 기반해서 출시했다고 보셔도 됩니다. 사실 저희 회사에는 식품회사 출신 직원이 한 명도 없어요. 그래서 만약 저희 직감으로 제품을 기획했다면 다 실패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고객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직접적으로 물어볼 수 있었기 때문에 고객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할지도 알 수 있었어요. 연애도 상대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짐작만으로 결정하고 행동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잖아요? 고객도 마찬가지입니다.

식품 경력자가 전혀 없는 식품 스타트업이라니, 그게 가능한가요?

: 오히려 전문가가 없다보니 고객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죠. 자연스럽게 CS 업무도 새롭게 정의하게 되었구요. 저희에게 CS는 고객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상품을 찾아주는 업무에요. 단순히 고객의 불만을 처리하는 창구가 아니죠. 고객에게 CS 문의가 오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을 가장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상품을 역으로 추천합니다.

CS가 영업 역할도 수행하는 것이군요

: 그렇죠. 저희는 인바운드 뿐 아니라 적극적인 아웃바운드 CS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구매를 5회 이상 한 고객들에게는 먼저 전화를 걸고 있습니다. 전화를 해서 구매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해당 고객이 좋아할만한 상품을 추천하는거죠.

근데 먼저 전화를 걸면 고객들이 부담을 느끼지는 않나요?

: 이미 파악해 놓은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추천하기 때문에 오히려 반응이 굉장히 좋아요. 자신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세일즈와 고객 만족의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윙잇 CS팀의 목표입니다.

윙잇 바나나떡

윙잇 팀의 CS는 단순히 고객의 불만을 처리해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대화하는 일이다 (출처 : 임승진 대표 FB)

2. 인스타를 통해 매일 고객과 만나는 시간을 만든다.

인스타에 들어가봤는데 팔로워가 7만 7천명이더라구요. 상당히 많은데요?! 😳

: 저희팀은 인스타에 올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스타는 저희한테 굉장히 중요한 소통 창구에요. 타겟도 매우 잘 맞고요. 실제로 매출 대부분이 인스타를 통해 유입된 고객을 통해 발생하고 있죠.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는 신규 모객 광고는 전혀 안하고 있거든요.

저희는 인플루언서분들께 DM을 보내서 관계 형성 후 신제품을 보내고 후기 공유를 부탁드리는 방식을 이용합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많다고 해서 홍보력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팔로워가 20만인 분보다 5만명 이하인 분들이 인증샷을 올려주실 때 훨씬 유의미한 고객 유입이나 매출이 있을 때가 많았거든요. 인스타는 무의미한 팔로워 수 보다 진성 유저들이 중요한 것 같아요.

윙잇 바나나떡

댓글에 하나하나 반응하는 윙잇 라이브 방송 (출처 : 윙잇 공식 인스타그램)

스타트업들을 위해 인스타그램 노하우들 좀 배워가겠습니다. 인스타그램의 핵심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 이다빈 대표가 하루도 빠짐 없이 라이브 먹방 방송을 해요. 반응이 좋을 때는 방송 1시간 진행하는 동안 300만원의 매출이 오를 정도입니다. 저희는 댓글 하나하나 모두 답변을 달아주거든요. 저는 이런 감성적인 부분에 매우 취약한데 이다빈 대표는 정말 잘합니다. 라이브 방송에서는 고객의 사연을 읽어주기도 하고, 고객의 인증샷을 저희 계정으로 리그램하기도 하면서 매일 고객의 인스타에 윙잇이 접점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인스타 후기 공유 이벤트도 독특한 방식으로 하시던데요?

: 윙잇에 대한 후기를 SNS에 올리고 해당 링크를 채널(라이브챗 서비스)로 보내서 인증하면 2,000원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고객이 후기를 올리면 해당 후기를 윙잇 공식 계정에 다시 포스팅합니다. 고객의 반응을 널리 노출하는 동시에 해당 고객에게 저희의 감사를 표하는거죠. 채팅을 통해 후기 인증을 받는 방식은 윙잇 후기를 남긴 고객과 채팅으로 한두마디라도 더 나누며 직접 감사를 표할 수 있어 좋았어요.

윙잇 리그램

좋은 고객의 후기는 윙잇 공식 계정으로 다시 리그램 된다. (출처 : 윙잇 공식 인스타그램)

3. 한 눈 팔지 않고 기존 고객에게 집중해서 단골 커뮤니티를 만든다.

결국 인스타를 통해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소문을 내도록 만드는군요

: 네. 하지만 저희가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깊은 소속감이에요. 윙잇에서의 경험을 다른 고객들에게 자랑하면서, 윙잇 라이브 먹방을 함께 보면서 공동체에 소속되었다는 느낌을 느끼는 것이죠. 같은 경험과 소속감을 바탕으로 모인 윙잇 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나갈거에요. 저희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기존 고객들에게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신가요?

: 현재는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구성되고 있어요. 저희는 추후 인스타그램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들을 윙잇 사이트로 옮겨올겁니다. 식품 컨텐츠들도 만들어서 올릴거에요. 맛있는 먹거리와 관련된 경험을 공유하고 웃고 떠들다가 구매까지 이어지는 커뮤니티가 되는거죠.

쇼핑몰도 운영하면서 커뮤니티까지 관리하려면 매우 힘들 것 같은데요?

: 고객 관계 관리에 집중하려면 다른 단순 반복 업무들은 신경쓸 여유가 없어요. 저희는 중요한 핵심을 제외하고는 외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입점몰 상세 페이지 제작이 가장 대표적인 단순 반복 업무죠. 윙잇과 관계 있는 인스타그램 샐럽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만들고 사진 촬영을 이 분들에게 외주로 맡기고 있습니다. 워낙 사진을 잘 찍으시는 분들이라 높은 퀄리티의 사진이 나오고 있어요. 사진 전문가는 제품 하나 촬영에 7~80만원이 드는데요. 저희 인스타그램 커뮤니티는 30만원에 고퀄리티 사진을 제공합니다. 얼마 전에 대기업에서 사진 촬영을 요청주셨을 정도에요.

저희는 상세 페이지 문구를 작성하는 외부 인력 풀도 보유하고 있는데요. 윙잇의 상세 페이지는 템플릿화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 인력들이 직접 수정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원들의 노력 없이도 높은 퀄리티의 상세 페이지가 작성되는 것이지요.

윙잇 제품 상세 페이지

윙잇은 상세 페이지 제작을 아웃소싱 할 수 있는 외부 인력 풀이 있다. (출처 : 윙잇)

너무 신선한 접근이 많아서 충격의 연속이네요. 😳 팀이 커져도 계속 이 외주 전략이 유지될 수 있을까요?

: 저희는 커머스 운영의 많은 단순 반복 작업들로부터 자유로워야 팀이 핵심 역량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는 식품 커머스에만 한정된것이 아닙니다. 윙잇은 앞으로도 가능한 한 효율적인 외주를 통해 핵심 역량에만 집중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어나갈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윙잇의 비전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기존 고객에게 집중해서 입소문을 일으키는 전략은 현재 윙잇이 진행하고 있는 버티컬 뿐 아니라 다른 커머스 분야에서도 유효한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팀의 목표는 고객과 깊이 관계를 맺고,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팀이 되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런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간식 뿐 아니라 다른 버티컬 분야로도 확대할 겁니다. Diapers.com 팀이 그랬던 것처럼, 하나의 버티컬에 집중해서 고객과 가장 가깝게 되고 그런 깊이있는 버티컬을 추가해 나아가는 것이 저희 팀의 비전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쯤 되면 고객 덕후라고 불러야 할 지도 모르겠다.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매일 만나 대화하고, 고객 만족에만 집중한다. 필자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윙잇 팀이 고객을 대하는 모습이 마치 고객과 연애를 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가장 소중한 사람을 대하듯 고객을 대하는 것이 윙잇 팀의 생존전략이었다.

이런 것을 타고났다고 표현 해야할까. 독서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팀인 만큼 다른 팀이 따라하기 어려운 커뮤니티 관리와 활용 역량을 가지고 있는 점도 놀라웠다.

그들만의 방법으로 놀라운 성장을 하고 있는 윙잇, 만약 당신이 충분히 게으르다면 지금 윙잇과 만남을 시작해 보는게 좋을 것 같다. 아마도 윙잇 팀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매일 만나 대화하고, 당신에게 집중해 줄 것이다.

글을 읽고나서 갑자기 맛있는 간식들이 땡긴다면.. 여기로~ 뿅!

채널에 대해 더 알고싶다면 소식을 받아보세요.
David Jiemin An

by David Jiemin An

Channel Biz-Dev Mana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