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몬드가 만든 착한일의 선순환공식, 존귀함을 세상에 꽃피우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마리몬드 고객동행팀의 용찬님, 내 손에 쥔 핸드폰에 눈길을 주시더니 바로 질문을 던지셨다.

“저희 폰케이스를 쓰시네요. 불편한 건 없으세요?”

고객을 만나자마자 던지는 가장 첫 질문이 ‘불편한 건 없으세요?’라니. 이런 역지사지가 몸에 밴 사람을 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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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 구매한 마리몬드 폰케이스. 복숭아꽃은 박차순 할머니께 헌정해드린 꽃이라고 한다.

마리몬드는 제품, 콘텐츠, 커뮤니티를 통해 존귀함을 이야기하는 브랜드이다. 그 첫번째 동반자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제품과 콘텐츠로 일상 속에서 그분들을 기억하고자 한다. 아름다운 설립 취지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화사한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갖고 싶은 디자인에 소중한 의미까지 지닌 덕분일까, 마리몬드는 작년 연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도 순항중이다.

연약해 보이지만 강인하게 아픔을 견뎌내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처럼, 수 년째 같은 자리에서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며 사회적 영향력을 키워가는 마리몬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착한일=착한 마음+α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겠다는 선한 의도로 만들어진 회사라고 알고 있어요.

대표님께서 대학시절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활을 직접 보시고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회사를 설립하셨어요. 각종 소품이나 의류 등을 판매하며 내는 수익으로 수요 시위기부 등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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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몬드는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기부한다. 현재(2018년)까지 기부 금액은 20억 원을 초과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마리몬드를 찾는 분들이 많겠네요.

좋은 취지로 저희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가치소비’라고 하죠,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돕는 데 의의를 두고 물건을 구매하시는 행동이요. 실제로 영업이익의 50%를 기부하고 있어요.

다만 몇 년 전부터는 착한 의도에 저희를 국한시키지는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조금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저희는 어떤 제도 등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도전해서 사업을 키워나기 위해 사회적 기업 인증도 받지 않았어요. 사업이 잘 되어야 공익적인 역할도 활발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몇 년 전부터라고 하셨는데, 원래는 가치소비에 중점을 두셨던 건가요?

초반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만 집중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한계가 보이더라구요. 아무리 좋은 뜻으로 물건을 사기 시작하더라도 그 제품을 통해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면 다시 찾기는 힘들거든요. 고객이 찾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잖아요.

지속 가능한 선행을 위해서는 선한 의도에 α가 더해져야한다는 사실을 배웠어요. 가장 중요한 α는 고객이 '갖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거예요. 많은 분들이 마리몬드를 찾아주셔야 선한 의도가 널리 퍼져나갈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마리몬드를 찾아주시는 고객께는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인 '존귀함'을 경험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요. 존귀함이라는 가치를 직접 깨달은 고객들은 다시 마리몬드를 찾으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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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몬드만의 α, 속이 꽉 찬 디자인

지속 가능한 선행을 위한 마리몬드만의 α, 갖고 싶은 제품을 만드시는 비결이 있나요?

디자인이에요. 마리몬드는 각종 소품, 액세서리, 의류 등 시각적인 만족을 위한 상품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패션 업계에서 일하시던 디자이너 분들을 모셔오고, 전문적인 패션 업체에서 하는 것처럼 시장조사 등 꼼꼼한 과정을 거쳐 정성들여, 예쁜 디자인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물론 그 디자인은 ‘존귀함’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요. 앞서 말한 내용과 모순되는 듯하지만, ‘마리몬더’라 칭하는 저희 고객들은 단순히 제품이 예뻐서 마리몬드를 찾지는 않으시거든요. 그 상품이 말하는 분명한 의미가 담겨있어야 해요.

디자인에 의미를 투여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꽃을 선택했어요. "꽃이라는 것은 다른 꽃의 향이나 모양, 색깔을 닮으려고 하지 않고 본인만의 향과 색, 모양을 뽐내기 때문에 아름답다"라는 시의 한 구절이 있잖아요.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은 나 자신 그 자체일 때 스스로의 존귀함을 인지할 수 있어요. 그래서 그 자체만으로 빛나는 꽃을 통해 할머니 한 분 한 분을 활짝 피워드리는 거예요. 대표적으로 꽃할머니 프로젝트를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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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FW시즌 꽃할머니 프로젝트 주인공 송신도 할머니와 패랭이꽃 패턴

꽃할머니 프로젝트가 뭔가요?

할머니 개개인의 스토리를 연구, 할머니들의 특성에 어울리는 꽃을 부여해서 재조명하는 휴먼브랜딩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할머니들의 삶을 재조명하려는 마리몬드의 설립취지, 대표님의 꿈과 맞닿아있어요. 주인공이 되어주신 할머니들께서는 "내가 예쁜 꽃도 되어보고 내 얘기도 할 수 있어 좋다."라는 말씀들을 해주시죠.

디자인이 완성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제일 먼저 어떤 분을 모델로 할지 정하고, 모델로 선정되신 할머니와 어울리는 꽃을 찾아요.

모델을 정할 때는 여러 시민단체 분들과 함께 할머니들과 관련된 자료집, 증언집을 읽고 공부하죠. 살아계시는 분일 경우에는 직접 인터뷰도 하구요. 그 다음에는 할머니의 삶과 가장 어울리는 키워드를 찾고, 키워드와 잘 맞는 꽃을 매칭시키죠. 마지막에는 그 꽃과 할머니가 잘 어울리는지를 살펴보구요.

정체성이 담긴 디자인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닐텐데, 꽃할머니 프로젝트도 그렇고 새로운 디자인이 꽤 자주 출시되는 것 같아요.

새로운 패턴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어요. 꽃할머니 프로젝트의 경우 시즌별로 새로운 팀을 꾸려서 디자인을 만들고 있어요. 직원들 중 원하는 분들을 자발적으로 모집하고, 디자이너 등 필수 인원을 포함해서 평균 10명 정도가 참여해요. 퇴근 후에 2~3시간 정도 추가적으로 일을 해야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되는데 많은 분들께서 지원해주시죠.

I marymond you, "당신은 오늘도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와, 직원분들의 마인드가 남다르시네요. 교육을 받으시는 건가요?

처음부터 마리몬드가 원하는 가치를 함께 이루고자 하는 분들을 뽑게 되니까 그게 자연스럽게 실천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는 존귀함이라는 가치를 전하는 기업이잖아요. 이걸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어떤 것인지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그래서 모든 이들의 존귀함을 지켜드리는 걸 목적으로 “I Marymond You.”라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어요. “I Marymond You.”는 “당신은 오늘도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라는 의미예요. 직접 존귀함을 경험한 고객들은 저희가 설파하는 가치가 얼마나 소중하고 좋은 것인지를 깨닫고 마리몬드의 팬이 될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메신저가 되기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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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귀함에 대한 경험이라니, 인상적이네요. 그런 경험을 드리기 위해 어떤 일을 하세요?

모든 마리몬더 개개인을 공감하고 위로해주기 위한 ‘마리레터’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어요. 마리몬더들이 마리레터에 고민을 남겨놓으면 ‘마리라이터’ 분들이 캘리그라피로 예쁘게 응원의 메시지를 적어서 보내드려요. 마리라이터는 캘리그라피를 써주는 재능기부를 하시는 분들이시죠. 사실 존중받지 못한다는 게 자기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의미인 거잖아요. 그래서 한 사람도 외면받거나 소외당하는 사람이 없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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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몬더가 남긴 고민에 예쁜 손글씨로 답하는 마리레터

아까 인터뷰를 시작하는데 용찬님께서 제가 쓰는 마리몬드 폰케이스를 보시고는 가장 먼저 ‘불편한 건 없으세요?’라고 하셨잖아요. 그 때도 뭐랄까, 존중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고객분들의 불만 사항을 더욱 적극적으로 들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만족을 드리기 위해서는 불만이 무엇인지도 알아야 하니까요.

평소에 고객들이 불만 사항을 얘기하시는 경우에는 어떻게 응대하시나요?

고객분들이 말씀하시기전에 문제를 먼저 확인해서 나쁜 경험을 최대한 줄이려고 하죠. 특히 저희는 클레임이 한 건 들어오면, 같은 물건을 구매하신 모든 분들께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 불편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한 번은 반바지에 찍힌 자수 스펠링이 틀린 거예요. 빠르게 생산팀에 확인해서 잘못된 물건이 나온 시기에 제품을 구매한 모든 분들께 연락을 드렸죠. 사실 육안으로 보기에는 잘 알아보기 어려운 정도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문제를 알고도 가만히 있는 건 마리몬더를 존중하는 자세가 아니니까요.

정말 한 사람 한 사람, 모든 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시네요.

존귀함은 특정한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닌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누군가를 존중하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거잖아요. 채널도 마리몬더 분들의 요청으로 도입한 거예요. 실시간으로 상담할 수 있게 채널을 설치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채널을 홈페이지에 달고 나서 더욱 생생하게 피드백을 듣고 문제점도 빠르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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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몬더에게 언제나 열려있는 채널 대화창

꽃할머니, 온 세상에 만개하다.

예쁜 디자인을 고르는 센스와 의식까지 갖춘 마리몬더가 많아지신 건지, 편의점에서부터 백화점까지 어딜가도 요즘 부쩍 마리몬드의 디자인이 눈에 띄어요.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해요. 제안이 들어오기도 하고, 저희가 하기도 하죠.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른 브랜드에 마리몬드가 입혀졌을 때 정성들여 만들어진 디자인의 진가가 발휘 되거든요. 정체성이 분명히 담긴 디자인을 유명 브랜드에 입힘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마리몬드를 접하게 되고, 저희가 추구하는 존귀함이라는 가치도 더 널리 알릴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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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한복 브랜드 '하플리'와의 콜라보레이션

앞으로는 어떤 마리몬드가 되고 싶으신가요?

존귀함이라는 가치를 꾸준히 지켜나갈 거예요.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 중점적으로 진행되는 각종 기부나 캠페인 활동을 학대피해 아동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에요. 할머님들은 다음 세대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거든요. 이미 아동들을 위한 캠페인 등은 시작을 했어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기림일 행사, 수요집회, 소녀상 공공지정물 지정활동 같은 행동도 꾸준히 해 나갈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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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피해아동을 위한 아몬드 나무 패턴. 마리몬드는 존귀함의 대상을 적극적으로 넓혀가는 중이다.

글을 마치며

누구나 어린시절 한번 쯤, 열심히 공부해서 멋진 어른이 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리라 다짐한다. 하지만 공부를 잘 하기도 힘들뿐더러 어른이 되어서도 예전의 그 마음을 유지하기는 더욱 어렵다.

마리몬드는 달랐다. 시간이 지나도 많은 돈을 벌어도 한결같은 자세로 ‘존귀함’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고 실천하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 멋진 어른같은 회사.

앞으로 그들이 피우는 꽃이 세상을 더 화사하게 채워나가길 희망한다.